대련 WAAPS( World Academy of Aesthetic Plastic Surgery ) 학회에 2편의 성형외과 관련 논문발표를 마치고 북경을 거쳐 칭다오로 오기까지 기억에 남은 건 비좁고 후덥지근한 좌석에 갇혀 6시간을 꼼짝하지 못하고 기다렸던 것 뿐이다.
활주로에서 4시간 가량을 대기한 후 결국 ‘기름’이 떨어져 다시 돌아와 기름을 넣고 탑승객들의 항의로 항공기에서 내릴 때까지 또 다시 2시간 가량을 기다렸다. 사실 이런 정도의 대기가 항공기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용담?으로 이야기되는 것을 보면 그렇게 흔하지 않은 상황인 것 같긴하지만 정작 그 원하지 않는 상황의 주인공이 되고 보니 다시는 겪어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황금 휴가 중 하루를 날려버린 셈이다.
요즘 칭다오에는 칭다오 맥주 축제가 있어 칭다오를 찾는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항공기를 많이 이용한다. 탑승한 항공기는 Air China로 외국인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2시간 가량이 지나자 10살 이하의 승객들로 이미 모든 항공기는 점령?되어 버렸다. 좌석위를 날아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배가 고파서, 지겨워서 울기시작하는 아이들…로 사실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이후 2시간… 드디어? 모든 승객들의 항의가 시작되었다. 평균소음은 활주로를 비상하는 항공기에서 나오는 소음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 잠은 잘 수도 없고,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고, 1시간여의 비행이라 초기에 나눠준 물? 이외에는 먹을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항공기안…
한마디로 ‘나좀 살려줘!!!’ 수준이되었다.
항의 끝에 나를 포함한 일부승객들이 베이징 땅을 다시 밟기까지…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날따라 에어차이나 항공기의 80%가량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항공기안에서 갑자기 항의가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늦게 출발하는 이유가 칭다오의 기상 상황때문이라 했는데 사실 얼마가지 못해 들통날 거짓말을 한게 화근이었다. 늦는다고 전화해보니 칭다오 날씨가 너무 좋단다… 거의 모든 승객들이 마중 나올사람들에게 전화를 할 상황이란걸 왜 몰랐을까…
에어차이나 창구는 이미 수십 아니 수백명의 승객들로 아수라장이었다… 항공권을 취소하고 부친 짐의 번호를 알려줘서 짐을 항공기에서 내리기전까지 그 항공기는 출발할 수가 없다. 아마 내리는 결정을 하지 못하고 항공기를 타고 있었던 승객들은 그 후로 최소 2시간 이상을 갇혀 있었음에 틀림없다.
짐을 찾고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공항인근 호텔에 도착했을 땐 이미 새벽 2시가 지나 있었다…
칭다오 공항에 마중나와 있었던 가족들도 결국 6시간 이상을 기다린 셈이다…
하여간…
2개월여 만에 돌아온 칭다오, 이제 모두 잊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야 할 때가 온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