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 Editor의 선택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아마 가장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글을 작성하는 과정일 것이다. 애플컴퓨터가 갓 나온 시절, 검정바탕에 녹색 글자들이 나오는 컴퓨터 화면(물론 한글은 한참 뒤에나 입력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연결된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삐이이~~ 쏴~~ 삐이이 이후 갑자기 시작되는 게임화면이 경이로웠던 그 시절. 애플컴퓨터를 구입한 대부분의 이유가 게임이었던 그 시절에도 스프레드 시트와 워드프로세서가 컴퓨터 구입에 가장 중요한 이유였던 구매자들도 많았다.

블로그를 작성하거나 책을 쓰거나 논문을 쓰거나 우리는 어쨌던 컴퓨터 앞에 앉아 똑딱거리며 키보드를 열심히 눌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에디터가 최고일까?

답은 간단하다, 자신이 가장 익숙해져 있는 에디터가 최고이다. 요즘 에디터의 기능들이 대부분 평준화 되어 있어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부족한 에디터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애플과 IBM의 도스시절을 거쳐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윈도우 시스템을 거치는 그 시기, 점차 보기 어려워졌던 터미널 환경이 리눅스와 맥시스템을 사용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Terminal이 되었다.

컴퓨터 인생 최대의 난제였던 그 순간…

아주 오래전,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시작한 에디터에 어떻게 글을 입력하는지도, 그리고 어떻게 종료하는지도 모르는 정말 황당했었던 에디터가 있었다. 그 흔해 빠진 메뉴바도 없고… 물결무늬만 왼쪽에 일렬로 서있는… 방향키로 커서조차 움직이지 않던… 내가 가진 컴퓨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총 동원 30분 가량을 헤매다… 종료가 어플리케이션 종료가 아닌 파워버튼을 눌러서 프로그램(사실 컴퓨터)을 종료해야 했다. 얼척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그놈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에디터가 될 줄이야…

리눅스 환경 특히 terminal 환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에디터로 nano, vi, vim, nvim, emacs 등을 들 수 있다. 이전에 사용하던 Vim에서 NeoVim으로 갈아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갈아타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Vim을 선택하게된 이유는 사실 그 시대의 환경이 강요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 환경이라면 100% 기본으로 vi editor가 설치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해서 결정한 것이다. 새로 설치하고 있는 시스템에 네트워크도 연결되지 않아 다운로드도 불가능하고, 다른 별도의 설치매체도 없는 환경에서 시스템 파일을 수정해야 한다면 결국은 vi를 사용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실행 후… 그 악몽의 일렬로 서 있는 왼쪽의 물결무늬를 보는 순간 잊혀졌던 파워버튼의 악몽이 되 살아 났다!!! 이놈이 그놈이었다니…

vim은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는 프로그램을 파워버튼으로 종료시켰던 얼척었게 만든 vi의 사촌뻘쯤 되는 에디터다. 요즘에야 인터넷이 어디던 있고, 스마트폰도 있어 vi 종료를 검색하면 되겠지만 그 시대는 나와 비슷하게 파워버튼으로 vi를 종료해야만 했던 중생들이 여럿있었을 것이다. hello friends~

Vim Editor : 로고에서 마치 지구를 우리가 구한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vi 사촌을 큰 맘먹고 다시 시작했다. 물론 종료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쯤은 알고 시작한 일이다. Editor | Insert | Visual | Command mode… 어떻게 에디터에 글을 쓸 수 없는 모드가 있단말인가… 하…

Vim | NeoVim 정말 최고의 에디터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에디터이다. vimrc | init.vim (각각의 환경 설정파일)은 내가 키우는 강아지와 같이 때로는 아무데나 오줌을 싸고, 때로는 나를 감동시키기도 한다. 언젠가부터 에디터라기 보다는 내 생각과 성격을 담는 아끼는 나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vim을 매일 만난다.

statify plugin 설치 후 매번 vim을 실행 할 때 나타나는 얼척없는 당나귀. 하는 말들이 정말 재미있다.

리눅스라는 시스템이 그렇다. 우분투는 윈도만큼 사용자에게 생각과 프로세서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Arch Linux는? 사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사진의 생각대로 시스템을 꾸밀 수 있다. 그 범위는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모니터에 나타나는 부분이 아닌 거의 전 시스템에 걸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시스템을 꾸밀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언제든 어떤 것이라도 떼어 내 버릴 수 있다.

그렇게 가꾸어 왔고, 관리해 왔기에 애착이 가는 것이다. 애정과 애착 그리고 최고인가는 서로 의미가 다른 질문이다. Vim | NeoVim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변화하고 있어 계속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 애정은 더 커지고 그 애정이 집착이 되어 발목을 잡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이 Vim | NeoVim의 매력이다.

그리고 그것이 리눅스 시스템의 매력이기도 하다. 인터넷에 기반 한 여러 서비스들은 컴퓨터 시스템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 프로세싱 속도 향상, 저렴해진 저장장치, 더욱 빨라지고 있는 네트워크 등은 가상플랫폼 성장을 더욱 가속화 시켰고, 하드웨어적인 시스템 의존도를 급격하게 낮추고 있다. 이전에는 윈도우에서만 돌아가던 프로그램 때문에 윈우를 써야만 했지만 이제 그런 족쇄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애플 M1 프로세스에서 emulation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native Intel architecture에서 보다 더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 왔다.

그렇다면 Vim | NeoVim을 꼭 시도해봐야 하는가?

글쎄… 요즘 집 밖 외출도 쉽지 않은 지금… 강아지를 키우기도 그렇고, 고양이를 키우기도 그렇고… 그리고 특별히 애정을 둘 곳도 없다면 cyber pat 키우기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입혀줄 수 있는, 그리고 먹여줄 수 있는 많은 plugin들로 자신만의 cyber pat의 성장을 지켜 보는 재미는 있을 것이다.

뭐든지 과하면 탈난다는 인생의 진리를 깨우쳐 주는 plu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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