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 Botox ) : 페니실린 이후 제 2의 기적의 신약

얼굴의 주름을 걱정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흔히 “그럼 보톡스를 맞아”라고 이야기 한다. 주름을 펴주는 약으로 고유명사가 되버린 보톡스는 사실 미국 제약사인 엘러간 사에서 만든 제품명이다.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 ( Clostridium Botulinum )이라는, 통조림이 부패할 때 생기는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천연 정제 단백질을 상품화한 것이다. 영국 버버리의 트렌치코트가 유명해지면서 ‘버버리=트렌치코트’로 일반화된 사례와 비슷하다. 보툴리눔 독소를 원료로 하는 제품은 미국뿐이 아니다. 영국의 ‘입센’이라는 제약회사에서도 치료용 주사를 만들어서 ‘디스포트’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했고,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올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툴리눔 독소 성분을 함유한 제품은 각각 제조 및 정제방법이 다르며 안전성과 치료효과 등에서도 차이가 있다. 만약 시술 받기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보톡스에 대한 사전 상담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으며, 전문 지식과 경험없이는 시술할 수 없으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보톡스가 국내에 선보인 지 올해로 만 10년이 되었다. 페니실린 이후 ‘제2의 기적의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는 보톡스는 1989년 미국 FDA에서 안전성을 공인받은 후 미용, 질환, 통증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보톡스의 원리는 근육과 신경사이의 접합부에서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물릴로 알려진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마치 근육에서 신경이 차단된 것 같은 효과를 얻는데 있다. 즉 보톡스를 주사하면 그 부위의 근육이 이완되어 과도한 근육 수축에 의한 주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 얼굴의 주름은 표정 근육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에 의해 생기며 이런 표정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근육이 약화되고 마비되면서 근육의 움직임이 없어져 표정 주름이 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용 성형에 주로 보톡스가 사용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미국 FDA에서 강직성 사시, 안면 경련, 안검 경련의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보톡스는 60(치료) : 40(미용)으로 치료에 더 많이 사용된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지강직, 전립선비대증에 보톡스를 사용하면 50% 이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여름이면 더욱 괴로운 다한증 환자는 수술 없이 간단하게 보톡스 주사만으로 다한증을 치료한다. 대부분 다한증 수술은 흉강 내의 교감신경을 잘라내는데 이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수술 후 흉터가 남는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양쪽 겨드랑이에서 8시간당 4컵이나 되는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보톡스를 시술한 결과 분비량이 85% 이상 감소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의학 잡지 <NEJM>에 발표된 바 있다.

미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보톡스의 주 적응증은 얼굴의 표정과 관련된 주름을 완화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 윤곽이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변화를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들은 중력, 지속적인 표정근육의 움직임, 피부 탄력의 변화 등이다. 이중 보톡스는 지속적인 표정근육의 움직임으로 인한 주름의 완화에 효과가 있다. 두번째가 근육의 부피를 줄이는 목적으로 시술되며, 근육이 활발하게 운동을 하면 부피가 늘어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을 이용하는 시술이다. 보톡스를 근육에 주사하면 근육움직임이 없으져 자연스럽게 근육의 부피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효과를 활용하는 시술이 사각턱 보톡스이다.

보톡스를 맞으면 혹시 중독이나 다른 합병증 등이 있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데, 상담하러오시는 분들 중 보톡스에 거부감을 가진 대부분의 경우 보톡스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톡스는 중독성이 없고 맞다가 그만두더라도 주름이 악화되지도 않는다. 5 ~ 6개월 간격으로 맞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으나 잘못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는 장점을 덮어버릴 수는 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하루 하루가 달라진다는 푸념을 많이 하는가? 1년 동안 10분의 시간으로 ‘주름 시계’를 멈출 수 있다는 것이 꽤나 매력적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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