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에서 비만클리닉을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좀 성급한 환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지방흡입에 대해 마술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분들을 설득하고 치료효과를 이해시키는 게 쉽지가 않다. 지방흡입은 체중감량을 위한 치료가 아니므로 반드시 운동과 적절한 다이어트를 같이 해야하며, 운동은 여성들의 경우 갑자기 시작하기 어려우므로 우선 다이어트(식사조절)를 통해 체중을 서서히 줄이다가 자신이 붙으면 운동을 시작하자는 말을 하루에도 서너명에게 반복해서 하다보면 인쇄해서 진료실 벽에 크게 붙여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시도한 다이어트를 위해 일주일 내내 병원에서 준 프로그램대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얼마나 힘들까? 이전에 한 음식점에서 “100 – 1 = 0” 이란 액자를 본적이 있다. 아마 100번을 친절하게 잘하다가도 한번을 잘 못하면 만사 헛일이라는 이야기 같다. 하지만 비만치료에 있어서는 이런 공식을 함부로 대입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것 같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금요일이나 토요일 정도에 하루 정도 휴식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 내내 바뀐 생활양식을 지키다 보면 이것 또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중요한 것은 비만은 만성질환이고 6개월 뒤, 그리고 1년 뒤에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만의 치료는 융통성이 있어야 하고 처음부터 유지요법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비만치료에서 100-1=99 일 뿐이다.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