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로 시작 된…
몇일 후 시승차량이 준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시승차량은 붉은 가죽 인테리어(중국에서는 옵션가로 한화 천만원이 훌쩍 넘는다)에 빨간 소프트탑으로 깔맞춤 한 하얀색의 박스터 기본형. 우선 멀리 주차된 차량을 향해 걸어가면서 충분히 감상하고 싶었다. 흰색이지만 생각보다 참 작게 느껴진다. 그러나 단단하고 잘 생겼고 섹시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특히 뒷쪽이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된 느낌이다. 하늘을 향해 브레이크 경고등을 발사하는 듯한 느낌도 많이 나아졌다. 본넷에서 소프트탑을 타고 뒷쪽으로 넘어오는 라인도 개선되었다. 휠베이스가 넓어진 영향도 있을것 같다. 주차장에 포르쉐 매장 직원들의 이전 박스터모델 차량이 2 ~ 3대 주차되어 있었다. 새차라서가 아니라 전반적인 느낌과 디자인은 이전 모델 소유자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론 비교불가이다.
차문을 열고 시트에 앉으니 한동안 SUV를 탄 탓도 있지만 완전히 바닥에 깔린 느낌이다. 너무 낮아 들어가면서 머리가 소프트탑에 부딪혔다.
첫인상이 별로다…
엔진 시동을 거니 인터넷의 찬양일색이던 배기음에 대한 평가에 너무 기대를 한 것일까… 사실 많이 실망스러웠다. 자연흡기 V8 4.9 리터 엔진을 가진 M5에 너무 익숙해져서 일까… 아이들링 시 들리는 뭔가 부드럽지 못한 배기음은 실망으로 다가왔다. 일단 감점.
센터페시아와 내부구조는 매장에서 봤었던 카이맨과 완전히 똑같았다. 스피커에서는 중국어로 된 현지 방송이 흘러 나온다. 19,000RMB 정도의 300와트가 넘는 보스오디오가 선택되어 있다고 하는데… 소리는 예전에 한동안 몰았던 현대 클릭의 기본 오디오 보다 못하게 들린다. 하지만 한화로 계산하면 350만원 가량이다. 도대체 기본 오디오는 어떻단거지? 역시 감점.
출발에 앞서 시트 포지션을 조정했다. 시트 왼쪽에 요즘 나오는 차량들 처럼 버튼들이 꽤나 많이 만져진다. 하나 하나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하다. 헤드레스트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M5와 비슷하다. 그리고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편안하다. 둘 사이에서 데일리카로써의 위치를 잘 잡은 것 같다. 핸들도 꽤나 길게 빠져나온다. 그리고 위아래도 충분하게 조정이 가능하다. 이 정도라면 키가 작거나 큰 사람들도 충분히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에서 올라온 185cm 이상인 사람들도 편하게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이전 박스터에서 약간 넓어진 크기지만 그 약간의 크기가 이렇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다니… 참으로 묘하다.
시승차라기 보다는 이전에 누군가가 미리 주문한 판매를 위한 차라는 느낌이다. 아직 10여km도 달리지 않은 차량이었다. 물론 얼마 후 매장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 차량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차량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핸들과 엑셀은 무겁게만 느껴졌고 기본형도 충분히 빠르다라는 인터넷 평가들에 대해 갑자기 뭔소리야?라는 되물음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시승 때 함께 탑승한 직원이 실망할 까봐 긴장하는 모습이다.
7단 2000RPM정도에서 주행할 경우 나오는 부밍음과 웅웅거리는 소리는 차문을 닫고 있을 때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시승이라기엔 너무 짧은 거리를 운전할 수 있었다. 그냥 동네 한바퀴 정도… 결론은 너무 큰 기대에 따른 너무 나 큰 실망이었다. 옆에 탄 직원이 실망하는 얼굴을 본 탓일까? 스포츠모드 버튼을 켜면 훨씬 나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별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없었다.
뭐가 문제지? 이 정도의 차량을 단지 뚜껑이 자동으로 열린다는 것으로 중국에서 한화로 1억 7천만원가까이 주고 산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박스터의 차량무게와 겉으로만 나타난 엔진마력 등을 고려했을 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엔진 파워커브를 본 후 그리고 차를 받고 매일 사용하면서 바뀌기 시작하였다.
Benz ML350과 M5를 몰면서 익숙해진 감각에서 오는 이질감일 뿐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각 차량이 가진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 또한 시승차량이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시승을 하기엔 너무 새차였으며 거리도 너무 짧았었다.
시승기는 실망기로 끝났다.
그래도 밖에서 바라보는 박스터는 참 잘 생겼다… 그리고 안쪽 인테리어도 감동스럽지는 않지만 특별히 흠 잡을 곳도 없다. 하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작은 LCD판넬은 사실 기본모델에서 별 쓸모가 없다. 계기판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작은 화면 하나로 모든 것이 충분하다. PCM옵션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LCD를 포기하고 아래에 위치한 버튼들을 끌어 올려 아랫쪽에 일반적인 차량들에서 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핸드폰 놓을 곳도 마땅치 않으니…
지금 이용하고 있는 박스터도 처음 키를 받아 타기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여러모로 많이 바뀐 느낌이다. 박스터도 바꼈지만 사실 나 또한 바꼈다. 그리고 엔진의 온도가 적당히 올라가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즐거운 운전을 위해 박스터 기본모델의 성능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는 방법을 깨닭았고 그리고 매 순간이 주는 즐거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현재 날씨도 춥고 얌전히 몰고 있지만 사실 봄이 많이 기대가 된다.
하지만 첫 시승할 때의 느낌은 환불이 가능하면 환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중앙에 위치한 버튼이 모양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소프트 탑을 올리고/내리는 버튼이다. 오른쪽 3개의 중앙버튼이 PSE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버튼이다. 왼쪽 중앙은 스포츠 샤시로 세팅하는 버튼이지만 일반 생활운전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딱딱함이다.
스포츠 배기음 시스템은 탑 후 시동을 걸고 버튼을 눌러봐도 음색이나 크기에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ON 순간 음색도 달라지고 웅장해졌다가 OFF 시 바로 조용해지는 것으로 기대를 한다면 크게 실망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배기음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은 장착하지 않은 차량에 비해 배기음 사운드가 조금 더 크다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다.
간혹 7단 2000 ~ 2800RPM에서 정속주행할 때 droning(웅웅거리는 소리)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물론 본인의 차량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고 약간의 조작으로 해소 할 수가 있어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스위치를 ON/OFF할 때 즉각적인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의 시간차이를 두고 배기음의 변화가 일어난다. OFF 상태에서는 Droning은 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981 기본 모델에서 시트에 파뭍히는 혹은 목이 젖혀지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S모델을 가진 사용자들까지도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펀치감을 원한다는 것을 볼 때 기본모델에서 그런 기대를 갖고 접한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박스터 기본형은 어느 기어비에서도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그런 느낌의 차량은 아니다.
그런 차를 원한다면 전 RPM 영역대에서 두터운 토크감을 가진 차량을 구입해야 할 것이다. E39 M5와 같이 자연흡기의 V8엔진 차량은 그런 즐거움을 준다. 아니면 적어도 바로 위 모델인 S형을 구입하면 느낌상 조금은 나을 것이다. 하지만 Boxster는 고 RPM 영역대에서 진가를 발휘하도록 설계가 된 차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일상적인 생활에서 사용하는 세단을 모는 느낌으로 운전을 하면 대부분 실망의 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만약 기름을 절약한다고 낮은 RPM에서 높은 기어비로 운전을 하는 운전자라면 Boxster의 수명을 더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IMS bearing failure라고 알려진 현상이 혹사 시키는 차량보다 너무 얌전하게 운전하는 박스터 차량에 더 많았다는 것은 흥미 있는 부분이다. 박스터를 샀다면 마음껏 즐기는 것이 차를 오래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포르쉐의 내구성은 마음껏 즐기는 운전을 보장해주는 몇 않되는 브랜드이다.
이전 모델에서 지적되었던 소음 유입문제와 운전석에 앉았을 때 약간은 쥐어짜는 듯한 협소한 공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서스팬션 셋팅은 981 모델로 오면서 크게 개선되었다. 본인의 경우 일상적인 운행에 있어 큰 불편함은 느끼지 못하고 있고 장거리 운전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스팬션은 약간 단단한 느낌이지만 충격 자체를 상당히 부드럽게 만드는 재주와 충격시 느껴지는 불쾌함을 걸르는 재주를 가졌다. 그리고 턱을 넘을 때 생각보다 충격은 크지 않으며 넘은 후 재빠르게 자세를 잡아주는 것 또한 일품이다. 인터넷에서 PASM은 반드시 구입해야하는 옵션사항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 PASM의 진보에 기인한 것 같다.
패들시프트가 달린 스포츠핸들이 아닌 PDK선택에서 기본적으로 따라오는 포르쉐 기본핸들에는 밀었다 당겼다하면서 기어를 변속시키는 레버가 장착되어 있다.
많은 분들이 패들시프트가 달린 스포츠핸들을 선호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포르쉐 기본핸들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기어봉을 이용하여 변속할 경우에도 정말 편안하도록 기어봉이 위치해 있어 이 또한 더 없이 만족스럽다.
박스터는 RPM이 올라가며 모든 것이 바뀐다. 차는 엑셀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하고, PDK는 넓은 기어비를 전광석화 같이 움직이며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충분히 빠르고 날렵한 차가 된다. 거슬리는 배기음은 싹 사라지고 M5와는 다른 고회전의 엔진소리와 함께 멋진 배기음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옵션으로 선택한 PSE는 특히 중간 중간 특유의 박진감을 연출하는 노트를 발사한다. 한마디로 감동이다! 인터넷에서 포르쉐 사이트에서 기본배기음과 PSE가 장착된 차량의 배기음을 번갈아 들어볼 수 있지만 실제로 듣는 소리는 훨씬 낫다.
그런 느낌들은 소프트탑을 내리면서 모든 것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중국에서는 도로에서 황사나 오염 때문인지 오픈카가 주위에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일 중국에서 차량을 운전하며 뚜껑(?)을 열고 운전을 하는 차량을 본 것은 1 ~ 2대에 불과하다. 직장에서 집까지 출퇴근에 35km 가량의 차량이 많지 않은 고속도로가 있다.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서서히 속력을 높히며 소프트탑을 내리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리고 박스터는 소프트탑을 내려야 더 멋있어진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한 UFO의 느낌은 소프트탑을 내리면서 도로를 질주하는 로드스터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아직 쌀쌀한 겨울날씨에 열선시트와 히터를 켠 후 소프트탑을 내리면 그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중국에서 황사마스크는 기본이다. 그리고 짧은 고속도로 주행에 옆차선을 달리는 차량들에서는 동승자들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꺼내 추운겨울에 미친 사람처럼 뚜껑열고 달리는 광경을 촬영한다. 만약 이런 낯뜨거움이 싫다면, 적어도 1/3이상을 소프트탑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면 카이맨 구입이 정답일 것이다. 소프트탑이 갖는 관리 등 일상에서의 불편함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차나 왁스칠을 하거나 차량내부를 깨끗하게 할 때는 소프트탑이 더없이 고마울 수 없다.
본인도 구입전 소프트탑을 좋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스터의 소프트탑은 정말 최고로 생각된다. 무게는 이전에 비해 많이 가벼워졌고, 안전도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카이맨 형태의 하드탑과 박스터의 소프트탑을 고르라면 난 박스터의 소프트탑이다. 열었을 때 별도의 덮게가 없이 가지런히 뒤쪽에 정리되는 모양도 일품이다. 이전 모델은 일부 손을 사용해야 했지만 10초 이내에 닫히는 소프트탑은 질감과 외형 등에서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 하지만 여름이 걱정이다. 그리고 구입한 차량에는 통풍시트가 없다. 빛을 충분히 흡수할 짙은 색의 소프트탑과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한 엔진에서 뿜어져 나올 열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출퇴근하는 시간에야 죽기까지 하겠어?라는 심정으로 구입했다. 그렇게 통풍시트 옵션은 뺐고 여름에는 카우보이 모자를 꺼낼 생각이다.
소프트탑을 내리면 갖혀있던 공간에서 듣던 배기음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뭔가 막혀있는 듯한 트레블이 낮은 조금은 답답한 노트들이 훨씬 세련되게 들린다.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구입한 사람이 듣는 소리보다 외부에 있는 사람이 더 즐거운 소리를 듣는다니…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박스터 기본형은 일상출퇴근과 2박 3일 정도의 주말 간단한 여행을 위한 차량으로써 충분한 가치를 지닌 차다. 이는 이전 고성능 차량이 주로 세컨드카로 사용되는 것에 비하면 커다란 장점일 수도 있다. 앞뒤에 위치한 트렁크는 항공편을 이용할 때 비지니스석 용량은 충분히 넣을 수 있다. 다만 한가지는 골프백을 넣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카이맨의 경우 편법으로도 2개까지 가능하지만 두사람이 골프를 함께 치러 간다면 박스터는 아쉽지만 어려울 것 같다. 궂이 원한다면 드라이브와 우드는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안고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만약 출퇴근에 구불구불한 산길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매일 매일 출퇴근 시간이 포르쉐의 비디오에서처럼 수업마치면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마지막 카운트 다운을 하는 심정과 같을 것이다. 구불 구불한 산길을 따라 소프트탑을 내리고 달려보라. 커브를 돌 때 간간히 반사되어 들리는 배기음과 상쾌한 공기 그리고 온몸을 감싸는 자연이 주는 포근과 마치 대뇌에 바로 연결되어 생각대로 움직이는 것 같은 박스터…
말로만 듣던 핸들링은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까운 매장을 찾아 직접 체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엔진 사이즈에 비해 연비 또한 상당히 만족스럽다. 출근을 하면서 일반적인 운전을 할 때 연비는 8 ~ 9리터/100km이다. 하지만 고 RPM 차량답게 그 성능을 충분히 즐긴다면 순식간에 지갑이 가벼워 질 것이다.
하지만 투지에 불타고 경쟁심으로 잠을 설치거나, 한번씩 트랙을 나가는 사람이라면 Boxster S가 당연히 답일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외관상으로도 매력적인 빨간색 브레이크의 시각적인 효과를 제외하고는 베이스 모델만으로도 넘치는 차임은 분명하다.
포르쉐 차량들에게 기본으로 제공되는 순항기능과 정지시 엔진 정지기능은 꽤나 쓸만하다. 정속 주행을 하면서 엑셀에서 발을 떼면 클러치가 분리되며 순수 탄력으로 운행을 하는데 일반 차량에 익숙한 나로써 처음에는 오히려 속도가 더 붙는 착각마져 들게 하였다. 또한 엑셀에 발을 얹으면 곧바로 그 속도에 맞는 기어비를 찾아 이질감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두번째로 신호정지 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이 꺼졌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동이 걸려 연료를 절약하는 기능은 일상 사용에 전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반응한다.
외국에서 베이스 모델을 가진 많은 인터넷 논객들이 이야기를 한다. 베이스 모델로 충분하다가 아니라 베이스 모델이 최고의 선택이이라고… 글쎄… 동의할 수 없는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빠름이 아니라 느림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이다. S에 비해 마력이 낮고 가속력이 떨어지기에 고회전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르쉐 노트를 조금 더 들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기본 배기음 또한 기본 모델이 더 베이스가 풍부하고 깊다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모델도 일상생활에서 넘치게 빠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본인이 박스터 기본형을 선택한 이유는 조금은 다르다. 바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의 차량가격차이는 거의 2배 가깝다. 결국 비싼모델을 살 수록 더 많은 돈을 낭비(?)한다는 자연스러운 계산법이 존재하게 된다. 박스터 기본형과 S의 차이는 거의 300,000RMB 정도. 그 가격은 중국에서 벤츠의 새로운 기대주 A시리즈를 사고도 남고 , 수많은 매니아를 끌고 다니는 골프를 하나 더 사고도 남는다. 한국으로 가져가면 BMW 5시리즈도 구입할 수 있다. 메뉴얼을 선택할 수 없고 만약 두 차량의 가격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면 빨간 브레이크를 가진 S 모델을 구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S 모델을 구입하고 적당한 옵션을 더하면 한화로 2억을 훌쩍 넘기게 된다.
중국에서 한국인으로써 기본형 모델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비싼 대금을 지불하는 셈이다. S 모델은? 중국에서는 가치를 넘어선 낭비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그건 S 모델을 구입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6단 메뉴얼을 선택할 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미국에서 이 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기본형에 6단 메뉴얼을 장착하고 구입을 했을 것이다. 물론 PDK를 수동처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수동이 갖는 손맛을 따라올 수는 없다.
하지만 한가지는 명확하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그 포르쉐 노트를 더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충분한 행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