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란 동물을 먹지 않고 식물을 먹는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채식인연맹(IVU)의 정의에 의하면 채식인이란 소·돼지(포유류), 닭(가금류), 생선(어류)까지 먹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계란과 우유는 먹을 수도 있다.
어떤 단계까지 먹는가에 따라 채식인은 더욱 세분되기도 하는데, 가장 완전한 채식은 계란과 우유까지 일체의 동물성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며 이를 완전채식인 또는 비건(vegan)이라 한다.
우유까지 먹는 것을 우유(lacto)채식인, 우유와 계란을 먹을 경우 유란채식인(lacto-ovo), 생선까지 먹을 경우 페스코(pesco)-채식인, 닭까지 먹을 경우 세미(semi-반)채식인이라 한다.
이 순서는 고통에 대한 감수성의 단계와 비슷하며 가능한 한 고통을 적게 하고자 하는 공리주의적 논리와도 연결된다. 그리고 인체에 해가 적은 순서와도 비슷하다.
채식인에 관한 서구의 이러한 넓은 범위설정은 일반인들에게 채식에 접근이 부담없고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채식의 유익을 접하고 바로 생활을 바꾸어 나갈 수도 있지만 단계적인 채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분류법이 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채식인(vegetarian)이라는 낱말이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47년 영국의 채식인협회에서이다. 이전까지는 ‘피타고라스식단’과 같은 단어가 사용되었을 뿐이다.
베지테리언(vegetarian)의 어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채소(vegetable)에서 온 것이 아니라 라틴어 vegetus에서 왔다고 한다. 베게투스의 뜻은 ‘완전한(perfect)’, ‘건전한(sound)’, ‘전체의(whole)’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자의 채식(菜食)을 파자해 보면 채(菜)=풀초(草,순종)+손톱 조(爪,관심)+나무 목(木,사랑) 과 식(食)=사람 인(人,삶)+어질량(良,참됨)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채식이란 이치에 거스림 없는 순종의 정신을, 사랑과 관심으로 화평을 이루게 하는 채(菜), 사람을 어질고 너그럽게 하며 참된 삶, 진리의 삶을 살게 하는 식(食)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vegetarian을 ‘채식주의자’로 번역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용어는 채식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데 일조를 한 것 같다. 먼저 ‘주의자’라는 용어는 객관성이 결여된 개인적인 감정과, 이데올로기, 주장에 근거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였고, ‘채식’이라는 낱말은 채식인이 채소만 먹는 것으로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완전한 채식이란 곡류, 콩류, 견과류, 종실류, 채소류, 과일류, 해조류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글쓴이 ; 이광조 (푸른생명 한국채식연합 서울·경기 대표/‘채식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