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너무 먼 옛날 얘기를 했더니 쉰 냄새 난다고 하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쳐서 이번에는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1,2차 세계 대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인도와 영국간의 전쟁을 먼저 말해야하겠군요. 18세기 말 영국식민지배가 막 틀을 잡아 갈 무렵 인도에서는 토착 제후들의 마지막 저항이 많아서 이를 진압하려는 영국군과의 산발적인 전투가 많았답니다. 이 때 영국군에 부역했던 인도인들이 술탄쪽 군대에 사로잡히게 되면 당연히 전통적인 인도식 벌을 받았는데 이게 또 지난 번에 말했던 바로 그 ” 코자르기” 였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전통적인 코재건성형수술이 많이 행해졌고, 이 이야기가 영국까지 알려져서 신문기사로 까지 실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영국의 한 의사가 거의 20여년을 연구만 한 끝에 1820년 경에 이집트에서 앓은 수은중독의 여파로 코를 잃은 한 영국군 장교를 대상으로 코재건수술을 시술했고, 약 30여분의 수술끝에 엉성하지만 대체로 비슷한 모양의 “화살코”를 만들어 줄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수술후 환자가 거울을 보고 맨 처음 한 말은 ” oh, my god!” 였다고 하니 꽤 결과가 괜찮았나 봅니다.
이후 조금씩 발달하던 성형외과는 1차세계대전을 통해 발전의 기초를 닦고, 2차 대전때 급격히 성장하게 됩니다. 전쟁의 역사에 대해 관심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1차 세계대전은 지루한 참호전(견고한 참호를 구축해서 싸우는)이었고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참호안에서 전사하거나 부상당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머리만 내밀고 싸우다보니 얼굴이나 두개골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았고 따라서 성형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는군요. 그러니 성형수술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2차대전은 잘 아시다시피 탱크전, 공중전이 발달한 시기였으며 탱크안에서 화상을 입거나, 공중폭격에 의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답니다. 그래서 화상의 치료가 발달했고, 화상에 의한 변형을 치료하는 성형수술이 또 발달을 했다는 군요…
전쟁은 두말 할 필요없는 비극이지만 그 비극의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오늘의 성형외과가 틀을 잡고, 평화의 시기에는 사람들의 행복추구에 도움이 되고 있으니 아이러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앞으로는 전쟁같은 일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행복을 이뤄주기 위한 노력에 의해 우리 성형 외과가 더 많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두서없는 긴 글 올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