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전거 출퇴근 그리고 스캇 CR1 로드바이크

자전거를 마지막으로 타 본게 언제 였던가?…

사실 기억에 남아 있질 않다. 하지만 어릴적 자전과와 관련된 기억들은 아직도 그게 어제인 것처럼 생생하다.

첫번째는 7살 무렵.

너무나 자전거가 갖고 싶었던 나는 부모님을 매일 졸라댔었다. 7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자전거를 가진 집은 그렇게 많지 않았었다. 하지만 나에게 자전거라는 경이로운 물건을 알게 해 준 계기는 바로 인근에 살고 있었던 친척집에 세발 자전거가 들어오면서 였다. 부모님을 설득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거의 매일 친척집으로 찾아 갔었지만 시승?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정말 어려웠다. 상당히 고가여서 집안에 고이 모셔 놓은데다 친척동생의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너무나 커 만져보는 것 조차 쉽지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친척집 문이 열려진 채로 마당 놓여있는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내 달렸다. 자전거를 몰래? 들고 문을 통해 나오면서 콩딱거리던 가슴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감격으로 터질것 같았다. 자전거를 탄 후 세상의 모든것을 다 가진듯 행복했다. 조금이라도 더 멀리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자전거를 오래 타는 것이라 무조건 달렸다. 그러나…

내리막길을 전속력으로 달린 난 주체할 수 없는 속도에 방향을 바꾸지 못한채 내리막 끝에 위치한 집 담벼락에 자전거와 함께 그대로 충돌했다. 만화에 나오는 정말 벽에 납작하게 달라 붙은 장면이었다. 첫번째 코뼈가 부러진 날이었다. 자전거도 모두 망가지고… 코피로 옷은 범벅이 된 채로 집주인의 손에 끌려 부모님에게 인계가 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마침내 난 ‘내’자전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내’자전거는 남달랐다.

아이들이 타는 세발자전거가 아니라 멋진모양의 앞 뒤 2바퀴, 그리고 뒷바퀴 양쪽으로 넘어지지 않게 ‘ㄱ’모양의 보조 바퀴가 달려있는. 세발자전거가 소형차라면 준중형차?급의 자전거 였다. 세발자전거에 비해 속도가 2배는 빠른 것 같았다. 늘… 잠자는 시간과 학교를 가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전거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뒷바퀴의 양 옆에 달린 ‘ㄱ’ 모양의 보조바퀴가 눈에 가시가 되었다.

이유는 단 한가지, 그 정도로 나의 주행속도가 향상되었단 것이다. 보조바퀴는 속도가 느린 상황에서는 넘어지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주지만 속도가 빨라지면 오히려 턴을 하는 것에 방해가 된다. 정말 떼 내버리고 싶었다. 나의 애마가 어느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발자전거도 아닌 네발자전거가 되어있었다.

6각볼트로 조여진, 그 당시엔 멍키스패너가 뭔지도 모르던 나이… 그 나이의 아이들이 동원 할 수 있는 장비들를 총 동원해 두발자전거로 바꾸기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결국 나의 애마는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10살이 갓 지났을 무렵 여름 어느날.

동네 아저씨가 짐을 가득 싣고 다니던 육중한 자전거가 너무 타 보고 싶었던 나는 드디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형님은 이미 그 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형과 함께 자전거를 끌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을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찾아 나섰다. 육중한 자전거는 전혀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형님이 뒤에서 잡아주면서 밀어 줬지만 형님 조차도 자전거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넘어지기를 수차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도저히 반듯하게 서서 달릴것 같지 않게 생긴 두발 자전거가 나를 태우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앞으로 달려 나가던 순간을…  아직도 그날의 가슴떨림을 기억하고 있다.

45살 너무나도 더웠던 여름 어느날.

끊임없이 약해지는 체력… 운동을 하려고 마음을 여러번 먹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여름 어느날 우연히 양재천을 걷게 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 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청담동에 있었던 병원까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보았다. 거리는 별로 상관이 없었고,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집에서부터 병원까지 18km! 지도로 확인해 본 나는 바로 다음날 확실하지 않은 몇 곳을 직접 차를 몰며 체크를 하였다.

그리고 자전거 가게를 찾았다.

그렇게 시작된 자전거 출퇴근은 중국에 있었던 몇 개월을 제외하고는 어제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아래 자전거는 2008년 경에 구입한 Scott CR1 로드바이크다. 전체적으로 시마노 105 부품에 카본프레임, 마빅 악시움 휠셋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입당시 가격은 350만원 가량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scott road bike
스캇 CR1 로드바이크, 구입한지 꽤 되어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집근처 스타벅스 앞. 의외로 스캇 로드바이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전거인 스캇 서브 20 ( Scott Sub 20 ) 보다는 평속이 3 ~ 5km 남짓 빠르다. 물론 전혀 근거가 없는 개인의 느낌이다.
스캇 CR1 타는 것이 곧 즐거움인 로드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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