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봄 진료실문을 열고 예쁘게 화장을 한 여성이 한분 들어왔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에 지적인 이미지까지 갖춘 아름다운 여성이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모습에서 뭔가 큰 고민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년 여름쯤에 사각턱수술을 서울의 모 병원에서 받았으며 몇가지 문제에 대해 원인을 알고 싶어했다. 이미 여러 병원을 다녀봐서 인지 사각턱수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으며, 시술병원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우선 외관상 가장 큰 문제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좌우 비대칭이었다. 그림의 왼쪽에 있는 좌측면에서는 하악의 아래라인이 오히려 위쪽으로 올라가 있었으며 잘못된 사각턱 수술에서 볼 수 있는 ‘두개의 각’이 있었다. 우측면이 경우 귀쪽까지 각진 부분이 없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래의 그림은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악의 모양에서 원래의 모양을 가상으로 그린 그림이다. 상담자의 이야기에 수술전에도 사각턱이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해서 과장되게 그리지는 않았다. 왼쪽 그림(얼굴의 좌측면)에서 ‘두개의 각’ 부분은 하악절골시 시작과 끝나는 부위가 기존 하악라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해 생기는 각진부분으로 노란색 화살표 중 가장 왼쪽과 가장 오른쪽 부위를 말하는 것이다. 우측면의 경우 자연스럽게 있어야 할 하악의 각을 완전히 일자로 잘라서 동물의 턱뼈와 같이 길게 일직선으로 내려와 있다. 가장 우측의 노란색 화살표 역시 자연스럽게 기존라인과 연결을 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각진 부분이 만들어져 있었다.
사각턱수술은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하며, 반드시 모든 준비가 확인된 상태에서 시술하여야 한다. 대학에 있을 당시 사각턱수술과 관련하여 개인병원에서 응급도움 요청이 흔히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멈추지 않는 출혈이다. 간혹 턱뼈가 골절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멈추지 않는 출혈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사각턱수술에 많은 경험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는 수술자체가 눈으로 보면서 하기 보다는 시술자의 감각에 의해 진행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턱관절로 올라가는 부위의 뼈는 가는 손가락 정도의 굵기로 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지기도 한다. 그리고 주위에 큰 혈관과 중요한 신경 등이 지나가 만약 무리하게 지혈하다 보면 안면신경 마비가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예상했던대로 촬영한 X-ray 필름을 보니, 우측의 경우 뼈의 절골라인이 앞쪽에서부터 뒷쪽으로 너무 급하게 올라가서 시술자가 위험성을 확인해서인지 뒷쪽 부분은 뼈를 자르지 않고 부러뜨린 흔적(노란색 라인 중 우측 화살표 2개 부위)이 보였다. 우측면의 경우 일반적으로 선택되는 푸른색/하늘색 라인이 아닌 일직선으로 뼈를 잘라낸 모습(노란색 라인)을 볼 수 있었다.
X-ray 필름상에서 양측 모두 아랫입술과 치아로 가는 신경(분홍색 점선)을 살짝비켜 났으며, 우측의 경우 신경과의 거리가 1mm(약간 붉은 사각형)가 채 되지 않았다. 양쪽 모두에서 너무 많은 양의 뼈를 잘라 하악의 폭이 좁아져 골절의 위험이 매우 높아져 있었다. 어금니의 뿌리는 상당히 깊은 곳까지 내려와 있어 어금니 위치에서 골절이 쉽게 일어나기도 한다.